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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문화 그리고 예술에 대하여

김영태

김영태 | 사진비평. 전시기획자
kyt6882@ganmail.net





사진의 발명은 예술의 기본적인 개념에 대한 변화뿐만 아니라 시. 공간에 대한 인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사진 이전의 전통적인 예술은 사람의 손길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적으로 필요로 했다. 그리고 유일무이한 독창적인 존재가 예술작품이었다. 또한 모든 예술작품은 현재 이 시간에만 누릴 수 있는 대상이었다. 하지만 예술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사진이 발명되면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독일의 문예이론가 발터 벤야민은 사진이 예술작품에서 ‘아우라’를 제거 해버렸다고 진단한다. 그것은 사진이 전통적인 예술작품인 회화나 조각과는 다르게 봉건적인 역사의 흐름과 단절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벤야민은 새로운 시대성을 반영하는 매체가 사진이라고 인식한 것 이다.

사진이 발명된 19세기 초반은 상업공업의 발달과 대중들의 민주의식의 팽배로 인하여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큰 변화의 과정을 거치든 시기였다. 상공업으로 부를 축척한 부루조아 계층이 새로운 지배계층으로 부상하고 있었고,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하여 근대적인 개념의 도시가 형성되고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지배계층인 부루조아는 과거에 왕이나 귀족들처럼 자신들의 사회적인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서 초상화를 소유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초상화에 대한 수요에 비해서 공급이 따르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그래서 카메라옵스큐라를 이용하여 좀 더 손쉽게 그림을 그리는 방식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적인 현실과 새로운 것을 발명하고자 하는 당시 지식인들의 욕구가 어우러져서 사진이 발명 되었다.

사진의 발명으로 초상화가들은 생계의 위협을 느끼게 되었고 실제로 많은 초상화가들은 초상사진관을 차려서 영업사진가로 전업 하였다. 사진은 당초에 예술매체로 이용하기 위해서 발명된 것이 아니라 회화의 보조적인 수단과 기록매체로 활용하기 위해서 발명 되었다. 실제로도 사진 발명 초기에는 당초의 목적대로 이용 되었다.

그 결과 사진이 발명되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초상사진. 기록사진. 자료사진이 일반화 되었다. 하지만 화가출신의 사진가들 중 에서 예술가로서 명예를 얻고자 하는 사진가들이 등장하여 회화의 미적인 의식과 표현방식을 차용하여 사진을 예술로서의 수단으로 이용하였다. 대표적인 작가가 바로 ‘인생의 두 갈래길’ 을 제작한 오스카 구스타프 레일란드와 ‘임종’을 제작한 헨리 피터 로빈슨이다.

초기 예술 사진가들은 표현도구로서 카메라를 사용한 것 외에는 화가의 예술관이나 미의식과 별 차이가 없었다. 사진가들이 사진 독자적인 미의식과 표현방식을 정립하기 시작 한 것은 20세기초반 독일의 아방가르드 사진과 미국작가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의 사진 분리파 운동이후 이다. 사진적인 시각과 표현양식은 1900년대부터 1960년대 사이에 정립되었다. 카메라 메커니즘과 렌즈의 광학적 특성 그리고 필름의 화학적 특성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결과물이 모더니즘 사진이고 사진적인 표현양식이다.

모더니즘 사진미학은 알프레드 스티글리츠 이후 폴 스트랜드, 에드워드웨스턴, 안셀 애덤스 그리고 독일 바우하우스의 모홀나지에 의해서 정립 되었다. 알프레드 스티글리츠 이후의 미국 사진가들은 조형성을 바탕으로 한 미국 형식주의 사진의 전통을 형성하였다. 그리고 모홀나지는 카메라렌즈의 광학적 특성과 사진프로세스의 화학적인 특성을 이용하여 사진적인 시각과 표현양식의 실제와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였다.

사진이 발명된 19세기 초반부터 모더니즘사진미학이 정립된 1960년대 까지는 인류사적으로 과거 어느 때와도 비교 할 수 없는 큰 변동의 시기였다. 르네상스와 산업 혁명기를 거치면서 시민사회가 형성되었고 20세기 초반에는 세계사적으로 전무후무한 살생이 이루진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기도 하였다. 그 결과 르네상스이후로 형성된 이성 중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에 회의를 품게 되었다. 그것의 영향으로 예술에 대한 근본적인 사고와 표현양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 오게 되었고,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가 발생하게 된다.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는 시기적으로 모더니즘시대에 발생 하였지만 오히려 현대미술과 더 밀접한 관계가 있다. 무의식과 비논리적인 사고의 산물이 다다이스트와 초현실주의자의 예술작품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후 인류는 본격적으로 다원화 사회에 접어들게 되고 집단주의적 사고보다는 개인적인 사고가 문화를 형성 하는데 더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특히 사진은 특별하고 공적인 현실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기록하고 전달하는 것에서 벗어나서 일상적인 현실을 주관적이고 사적인 시각으로 표현 하게 되었다. 그리고 1960년대에는 개념미술과 만나게 되면서 그 표현양식이 다양화 되었고 미술과의 경계가 허물어지게 되었다. 그 결과 사진은 1980년대 포스트모더니즘미술에서 중요한 표현매체 중에 하나로 부상한다.

사진이 발명되고 예술로서 이용되고 사진적인 미학이 정립된 120여 년 동안의 시기는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도 격변기였다. 그 변화의 흐름에 사진이 일정한 역할을 하였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없는 사실이다. 사진의 발명은 예술에 대한 개념의 변화와 지식전달 체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고 인류문화의 발전에 큰 원동력이 되었다. 사진은 현대성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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